어린 아이(아기)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가면 안되는 이유..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간 건 아기가 11개월 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여행지는 일본 오키나와였는데, 마지막 날 밤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서 돌아오기 까지 고생한 기억이 있었죠.

여행을 간 시기가 4월 달이라 따뜻? 아니 더운 날씨였지만 간간히 부는 바람과 저녁에는 바람이 꽤 불어 이때 감기에 걸린 거 같았습니다. 열이 있다 보니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어찌나 찡얼대고 울어댔는지, 우리 부부는 진이 빠져 집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때의 고생을 절대 하지 않으리 다짐하고 아기가 좀 크면 해외여행,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더군요. 최근에 괌에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가게 되었는데 이때도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가기 전까지 내내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여행이 기대 되는게 아니었는데, 어쩌면 아기가 아플지 모르고,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가면 안된다는 생각이 깊게 박혀 있어 그런거 같았습니다.

요즘의 괌은 겨울 날씨이지만 바다나 수영을 하기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바람만 약간 쎄게 불어 그렇지 오히려 한 여름보다 여행가기에 좋은 시기죠. 한 여름에 가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여행이 너무 힘들어 진다고 하더군요.

더운 날씨이지만 지난 여행을 교훈삼아 최대한 따뜻하게 입혔습니다. 실내에 들어갈 때 무조건 가디건과 바람막이를 입혔고, 잘때도 약간 더운? 정도로 에어컨을 틀고 잠을 잤죠.

우리 아이는 현재 20개월에서 21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직 정확한 의사표현과 제대로된 말을 하진 못하지만 대부분의 말은 알아듣고, 간단한 말은 하긴 합니다.

아무튼 첫날에 도착하여 쇼핑도 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리조트에 도착했는데, 열이 있는거 같아 재보니 37.5도 정도 되더군요. 이 정도는 미열이라 괜찮다고 하지만 이 상태에서 고열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한국에 도착했지만 여행내내 아이의 건강상태가 걱정되는 여행이었네요.

말을 하지 못하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건 정말 힘들고 위험한거 같습니다.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말할 줄 모르니 조금만 추위에 노출되면 금새 콧물과 감기에 걸리니 얼마나 고생을 하겠습니까.

이번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이제 아이가 제대로 말을 하고 면역력이 좋아지지 않는한 해외여행을 가지 않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모님들에게도 가능하면 가지 말라고 권하고 싶네요.

뭐.. 진짜 휴양이 목적이라 일정을 느긋하게 짜고, 리조트에 머물면서 쉰다고 하면 다시 갈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어른들을 모시고 간거라 아이의 컨디션과 일정에 맞추지 못하고 어른들의 일정에 맞추다 보니 아이의 컨디션 체크를 제대로 못한거 같습니다.

괌에 갈때 비행기 안은 조용했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몇 몇 아이들이 어찌나 울던지.. 괌에서 너무 고생을 해서 몸이 많이 아팠나 봅니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없었던 만큼...

솔직히 해외여행을 가는건 아이를 위하는것 보다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가는거겠죠. 하지만 아이를 조금만 생각한다면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비행기에 태우고, 빡센 일정으로 여행을 간다면 정말 위험한거 같습니다.